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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에도 역사가 있다 - 벨기에 브뤼셀 박물관(Musée de Péter)

by 조아영조아 2025. 6. 4.

브뤼셀 여행 중 색다른 경험을 원하신다면, 오늘 소개해드리는 방귀 박물관을 방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방귀 박물관은 단순한 유머를 넘어, 인간의 생리 현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탐구하는 재미있고 독특한 곳입니다.
방귀라는 주제를 통해 과학, 문화, 예술을 아우르며, 방문객들에게 웃음과 함께 새로운 통찰을 제공함과 동시에 유쾌한 전시와 체험을 통해, 일상에서 흔히 지나치는 주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방귀에도 역사가 있다 - 벨기에 브뤼셀 박물관(Musée de Péter)
방귀에도 역사가 있다 - 벨기에 브뤼셀 박물관(Musée de Péter)

 

🎉 방귀의 역사와 박물관의 탄생

방귀 박물관은 2018년, 방귀의 15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한 전시를 개최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전시에서는 방문객들에게 '빈티지 방귀 가스'가 담긴 작은 병을 기념품으로 제공하는 등, 유쾌한 방식으로 방귀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했습니다.

박물관은 방귀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탐구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생리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합니다.

 

🧭 박물관 내부 탐방: 전시와 체험
방귀 박물관은 다양한 전시 공간과 체험 코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방귀의 과학 갤러리
    이 갤러리에서는 방귀의 생성 과정과 구성 성분, 그리고 건강과의 연관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방귀의 소리와 냄새가 어떻게 발생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도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 문화 속 방귀 갤러리
    문학, 영화, 예술 등 다양한 문화 속에서 방귀가 어떻게 표현되어 왔는지를 소개합니다. 유명한 방귀 장면이 담긴 영화 클립이나, 방귀를 주제로 한 예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흥미를 더합니다.
  • 인터랙티브 체험 존
    방문객들은 방귀 소리를 직접 만들어보거나, 다양한 음식이 방귀에 미치는 영향을 체험할 수 있는 코너를 통해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 방문 정보 및 주변 관광지

  • 주소 : Rue de la Loi 41, 1000 Brussels, Belgium
  • 운영 시간:
  • 월요일~금요일: 오전 9시 30분 ~ 오후 8시
  • 토요일~일요일: 오전 11시 20분 ~ 오후 3시
  • 입장료 : 15유로
  • 교통 : 지하철: Schuman역 또는 Maelbeek역 하차 후 도보 5분 (버스 : 21, 27, 64, 80번 이용)

 

내가 다녀온 방구 박물관 : 뻔한 관광 대신, 웃긴 장소를 찾아서

벨기에 브뤼셀은 유럽연합 본부와 아기 오줌싸개 동상으로 유명한 도시다.

하지만 브뤼셀 여행을 계획하며 나는 조금 색다른 무언가를 찾고 싶었다. 루벤스나 마그리트 대신, 이번에는 가벼운 유머와 기발함이 가득한 경험을 원했다.

그렇게 우연히 알게 된 곳이 바로 방귀 박물관(Musée de Péter)이다.

솔직히 말해, 처음엔 반 농담처럼 “이런 데도 있어?” 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방귀라는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누구도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주제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설명을 보고, 호기심이 솟구쳤다. 그래서 결국 입장권을 결제하고, 나는 이 독특한 장소로 향했다.

 

박물관은 브뤼셀 중심가의 조용한 거리, Rue de la Loi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유럽연합 본부에서 그리 멀지 않으니, 공식적인 건물들 틈에 이런 엉뚱한 공간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재밌다.

입구에서부터 재치 있는 문구들이 반겨준다. “여긴 진지한 방귀 이야기의 본거지입니다.”
관람객들은 한껏 긴장감을 풀고, 자연스럽게 웃음을 터뜨리며 안으로 들어선다. 박물관 내부는 예상보다 꽤 잘 구성되어 있다. 단순한 개그 공간이 아니라, 방귀라는 주제를 과학, 역사, 문화적으로 풀어낸 정통 박물관이었다.

 

첫 번째 전시 구역에서는 방귀의 과학적 원리를 설명한다. 방귀는 왜 나는지, 어떤 음식이 방귀를 유발하는지, 심지어 어떤 가스들이 섞여 있는지도 그래픽과 모형으로 상세하게 보여준다. 실험처럼 되어 있는 디스플레이에서는 다양한 음식의 방귀 유발 지수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그다음 공간에서는 역사와 문화 속 방귀에 대해 다룬다. 고대 로마 시절에도 사람들은 방귀에 대해 유머러스한 시를 썼고, 중세 유럽의 일부 민속에서는 방귀가 악령을 쫓는 행위로 여겨지기도 했다. 근대 영국의 연극에서는 방귀 소리를 낼 수 있는 배우가 인기를 끌었다는 내용도 있고, 일본의 전통 예능 중에는 춤과 음악으로 방귀를 예술로 표현하기도 했다.

 

가장 재미있던 공간은 ‘방귀 소리 체험실’이었다.
이곳에서는 버튼을 누르면 세계 여러 나라의 방귀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데, 심지어 어떤 나라 사람들의 식습관에 따라 소리가 다르게 묘사된다.
'독일 소시지 방귀', '인도 커리 방귀', '프랑스 치즈 방귀' 등 다소 도발적인 이름이 붙어 있지만, 그 안에는 미묘하게 차별적인 인상 없이 재미와 창의력이 살아 있었다.

또한 관람객 스스로 방귀 소리를 녹음해볼 수 있는 부스가 있는데, 이건 정말 폭소를 유발한다. 나도 결국 용기를 내어 마이크 앞에 앉았고, 평생 처음으로 내 소리를 샘플링해서 들어봤다. 이상하게도, 부끄럽기보다는 해방감이 들었다. 이래도 되는 거구나 싶은 기분.
전시를 둘러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박물관이 ‘교양’과 ‘무식함’ 사이에 있는 벽을 부드럽게 허문다는 것이었다.
방귀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현상이고, 종종 웃음거리나 예의 없는 것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과학적 배경이 있고, 문화적 해석이 있으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중요한 단서도 담겨 있다.

 

마지막 전시 공간에서는 환경과 관련된 이야기도 나온다. 방귀 속 메탄가스는 실제로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친다. 소, 양 같은 반추동물의 방귀와 트림에서 나오는 가스는 축산업과 환경 문제를 연결짓는 중요한 열쇠다. 이 이야기를 보고 나니, 단순한 웃음 너머로 진짜 고민할 문제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나는 어느새 “이건 그저 웃긴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가 겪지만 아무도 깊이 생각하지 않는 현상. 이걸 이렇게 다채롭게 풀어낸 박물관이 있다는 것이 신기했고, 솔직히 말해 좀 감동스러웠다.

 

박물관에서 나오는 길, 나는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물론 여전히 웃기긴 했다. 내가 체험한 방귀 소리는 정말 기이했고, 옆 사람과 동시에 웃음을 터뜨린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성찰과 정보, 그리고 “이런 주제도 진지하게 다룰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은 생각보다 오래 남았다.

다음에 누군가 “브뤼셀에서 뭐가 제일 기억에 남았어?”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도 이렇게 답할 것이다.
“방귀 박물관. 진짜야. 가보면 너도 생각이 바뀔걸.”

그리고 진심으로 덧붙이겠다.
“인생, 너무 진지하게만 살 필요는 없어. 가끔은, 방귀 하나로도 배울 수 있는 게 많거든.”

이 박물관은 우리 몸에서 나오는 가장 사소한 현상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창을 열어준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게.